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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구원 세종청사 방문 후기
글쓴이 홍문식(cafeadmin)
작성일 2015-05-07
방문수 756

 

연구원 세종청사 방문 후기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1971년 가족계획연구원 창설당시부터 내가 28년을 봉직하고 정년퇴직한 직장이다. 내 젊음을 거의 바쳤든 곳이기에 세종시 신청사로 이사한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에 나는 고향을 멀리 떨어져야하는 나그네의 심정과도 같이 아쉬움과 착잡함이 교차되곤 했다. 월전에 우연히 다 떠나간 불광동 옛 청사 앞을 지나간 적이 있다. 간판은 그대로 이고 외현 상으로는 아무른 변화가 없어 보였는데 청사 내에는 아무도 없다는 사실에 공허함을 금할 길이 없었다. 그러든 중 이사 간 우리연구원을 방문하게 된다는 메시지는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었다.

드디어 4월 22일, 연구원에서 마련해준 전세버스에 몸을 싣고 세종시를 향해 고속도로를 달렸다. 동우회장 및 원로급 회원들을 비롯하여 40여명의 회원이 퇴직 후 처음으로 함께한 나들이 일 뿐만 아니라 봉직했든 내 직장의 새살림의 모습을 처음으로 접하러 가는 투어라는 데에 큰 의미가 있는 행사다.

날씨는 좀 흐렸지만 상춘의 나들이엔 아주 좋은 여건이었다. 아직도 개발이 한창인 벌판을 거쳐 드디어 도착한 세종시 연구단지, 4개동의 현대식 빌딩을 접하는 순간 바로 이곳에 우리나라의 여러 인문사회분야 국책연구기관이 한데 집결되었구나 하는 생각에 우리 연구원이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최병호 원장님을 비롯해 직원들의 친절한 안내로 회의실에서 연구원 현황에 관한 브리핑 시간을 가졌다. 사실 내가 봉직하든 당시의 예산은 고작 수십억 단위였든 것으로 기억하는데 우선 예산이 수백억 단위로 발전하고, 불과 수 십 개의 연구과제 수도 백단위로 크게 늘어났다는 데에 격세지감을 갖게 했다.

도서실에서 낮 익은 집기 한두 점과 내가 봉직하든 당시의 연구보고서와 각종세미나 보고서 등 낡은 책들을 접하는 순간 지난날의 추억이 주마등처럼 스쳤다. 널따란 공간의 도서실, 새로 마련된 아담한 서가에 잘 정리된 도서들을 둘러보며 감개무량함을 금치 못했다. 비록 대다수 직원들은 생활근거지와 멀어져 우선은 큰 불편을 느끼겠지만 우리 연구원은 더욱 발전할 수 있는 새로운 모멘트라는 확신을 갖게 했다. 연구실은 일일이 들여다보지 못했지만 연구 분위기도 크게 향상되었을 것으로 짐작이 갔다.

연구 동간의 조경도 잘 꾸며지고 있었다. 불광동 옛 연구원 현관 앞에서 수 십 년간을 직원들과 함께 했든 보물과도 같은 늙은 모과나무 한 그루, 역시 담장 가에 서 있었든 주목 한 그루를 오늘 여기 새 청사의 정원에서 접하게 되다니... 어찌나 반가운지 그리운 옛 사랑을 품안에 가득 안은 기분이라 할까?

간단히 견학을 끝내고 원장님이 마련한 중식시간의 분위기도 참 좋았다. 모든 직원이 한방에서 하지 못한 아쉬움은 있었지만 즐겁게 건배를 나눴다. 특히 조남훈 동우께서 최병호 원장님의 배려에 감사하고 원장님의 재임 또는 더 좋은 자리로의 영전을 기원하는 건배는 참으로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중식을 끝내자 아쉬운 작별을 고하고 곧 바로 귀경길에 올랐다. 당초의 계획대로 동학사를 들렸다. 수 십 년 만에 다시 보는 동학사, 절의 모습에는 변화가 없지만 절로 향하는 주변의 계곡과 통로는 많이 달라 보였다. 얼마 전에 비가 내린 탓일까? 동학사로 이르는 계곡은 거울 속을 들여다보는 것 같은 맑은 물이 가득 흐르고 골짝이로 깊숙이 들어갈수록 숲속 개울을 따라 흐르는 물소리는 한가락 시원한 무공해 음악소리었다. 평일이어서 그런가 사람들이 많이 붐비지 않아 아름다운 자연을 더 만끽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옛날에는 계곡을 따라 난립한 음식점과 관광객이 계곡을 점하여 오염시키고 통로를 지나는 나들이객들에게 이곳저곳 음식점에서 경쟁적으로 하는 호객행위가 몹시 짜증스러웠는데 이번에는 그런 무질서를 접할 수 없어 참 기분이 좋았다. 동학사로부터 하행 길에 박순일 동우회장이 챙겨준 토종 밤막걸리를 함께 즐길 수 있었든 것도 추억꺼리가 될 것 같다.

동학사는 고도가 높지 않아 거의 평지 같은 약간의 경사길이라서 나 같은 고령자들이 탐방하기에는 안성맞춤이다. 그리 힘겨움도 없이 가벼운 산책의 기분으로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동학사는 사은각, 숙모전, 동계사 등에 신라, 고려, 조선조에 이르기 까지 충신들의 위패를 가장 많이 모시고 있는 곳이다. 유서 깊은 이곳을 잠시 둘러볼 수 있는 기회까지 만들어 준 연구원측에 더욱 고마움을 느낀다.

사실 나는 이전 까지 세종시에 관해서 여러 중앙 정부기관이 이전한 행정도시라는 것 외에 아는 바가 거의 없었다. 조치원이 세종시의 중심에 포함된 사실도 이번에 비로소 알았다. 이런 부수적인 사실도 하루의 여행을 통해 배운 셈이다. 버스의 좌석도 아주 편안했고 특히 버스의 출발 도착지가 나의 아파트단지 바로 곁이어서 누구보다 편안한 여행을 했다는 것에도 감사한다. 언젠가는 또 이와 유사한 기회가 만들어 지기를 기대한다면 무리한 욕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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